아이들은 참 모르는게 많습니다.
교사인 나도 모르는게 참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이들은 더 심각(^^;)합니다.
아이들이니까요.
말버릇이 고약한 아이가 있습니다.
"에이씨~" 와 "짜증나~"를 입에 달고 삽니다.
게다가...
친구들을 괴롭히는 취미아닌 취미를 가진 아이입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친구를 괴롭히다가...
티격태격 주먹 다짐이 오고갔습니다.
학기초,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기를 강조하던 저로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자초지종을 듣고,
"폭력은 어떤 이유에서든 안되는 것이다."
"옳고 그름은 대화로 해결하는게 바람직하다."
를 강조하면서 둘을 꾸짖었습니다.
친구와의 다툼에 벌칙인 회초리로 종아리 1대씩을 맞게 되었습니다.
"짝!"
"짝!"
그 때... 친구 괴롭히기가 취미인 녀석에게서 들린 외마디...
"에이씨~ 짜증나~"
회초리 맞은 종아리가 아팠는지...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종아리를 비비면서, 눈에 잔뜩 억울함과 원망을 싣고 내뱉은 한 마디에...
온 신경이 머리끝까지 올라감을 느낍니다.
바로 그 순간...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어린 아이일진데...'
라는 생각이 스칩니다.
10초간 숨을 돌리고...
"뭐라고 했는지 큰 소리로 말해보거라..."
그제서 이 녀석은 아차 싶습니다.
"..."
"어른이 물으시면 잘 듣고, 큰 소리로 대답해야지~"
타이름 반 협박 반입니다...
녀석도 고민입니다. 대답하긴 해야겠는데...
차마 말할 수는 없고...
우물쭈물 합니다.
졸지에 이 녀석은 자기 잘못에 오도가도 못할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아이씨~ 짜증나~"에 발끈해서 더 회초리를 들었더다면...
이 녀석은 아마 자신이 왜 더 종아리를 맞게 되었는지 깨닫지도 못한 채 원망만 더 키웠을 겁니다.
자신의 행동을 금새 알아차리지 못하는...
말 그대로 어린아이니까요...
덕분에 녀석은 그 동안 실수했던 말들과 남에게 해서는 안될 말들을 A4 종이에 기록하는 벌을 보너스로 받게 되었습니다.
사랑 애(愛), 어질 인(仁)와 참을 인(忍)을 새기며 득도(得道)의 경지에 다가갑니다...
2004.08.03
:맥노턴.
:맥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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