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jeonsuyeon.com/
과거 해피캐스트에 감명받아 인터넷 음악 방송 CJ로 나름대로의 음악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지 오래... 가지고 있는 MP3 (불법일까?아닐까?) 파일들이 대용량 스토리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앨범으로 모으는 것을 좋아해서 많은 앨범이 있다... 게중에는 부족한 용량 탓에 사라진 앨범도 있고... 죽기살기로 구한 앨범도 있다(ex. 알란탐과 김완선씨가 함께 만든 앨범)...
무심코 세미클래식 앨범을 몽땅 걸어놓고 듣고 있노라니, 군대간 이루마가 귀에 잡히고... 조지윈스턴... 전수연... 야니... 막심... 랜덤하게 등장한다...
우연히 얼마전 EBS (자주 보지도 않는 채널인데, 그날 따라)를 들여다보니 교사출신의 피아니스트로 소개된 전수연님을 보게 되었다. 많이 듣던 이름과 익숙한 분위기의 곡인데~ 싶어서 MP3 보물창고를 뒤져보니, 얼마전부터 그동안 앨범을 듣고 있었던 것이었다...
교사출신이라는 소개에... 왠지모를 부러움과 마치 나의 일인양 뿌듯함이 느껴졌다...
나 자신의 이야기... 컴쟁이로 묘비를 쓰겠다던 왕성한 시절의 꿈을 접고, 초등교사로 전향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교사가 되기는 힘들어도, 초등교사를 하면서 네가 하고 싶은 것들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고 하시며, 교사가 되길 바라시던 부모님과 친척들의 권유...
그 꾀임(?)에 홀딱 넘어가버린 나...
지금도 컴쟁이의 미련을 버리지 못해 한 시도 아까워 바둥바둥, 모니터의 백라이트 불빛으로 태닝을, 한동안 이었지만 그래도 주로 만나던 사람들은 컴쟁이들...
전수연님의 피아노곡을 글을 쓰는 지금도 듣고 있다. 3집 앨범까지 나와있다. 분위기 자체가 워낙 차분차분하고, 마치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달래려는 듯한 느낌. 기교와 도취에 빠져 이가 빠진 톱으로 나무를 써는 듯한 느낌은 단 한순간도 없다. 소박하고 순박한... 깨끗한 아침 햇살을 머금은 흰 커텐과 같은 분위기...
하루 하루를 아이들에게만 매달려 자신의 재능과 소질을 잊은 채, 전전긍긍하는 교사들에게 하나의 멋진 모델이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새롭다.
좋은 벗과
좋은 술과
좋은 음악이 있으면... 세상에 딱히 필요한게 있을까?
오늘 나는 좋은 동료와 같은 좋은 음악을 만났다... 좋은 술 대신, 차 한 잔을 우려내며, 자판을 잡는다. 이 순간, 세상에 딱히 필요한게 있을까?
:맥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