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이관이라는 명분하에, 책임을 고스란히 교사들에게 떠넘기면서 은근슬쩍 넘어가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한 번이라도 들어보았다면, 다음 내용을 보면서 도대체 상식선에서 있을 수 있는 것인지, 또한 얼마나 효율적인 시스템인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1. 어이없는 주민등록번호 규칙 오류
2. 선택하여 입력해야하지만 비어있는 항목
3. 반드시 들어있어야 하지만 입력되지 않고 비어있는 항목
4. '사과장사가 파는 과일은?' 이라는 질문에 '사과'라고 입력해 넣어야만 하는 까닭
5. '마감'이라는 단어에 '정정'이라는 신기한 기능

이외에도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나마 이해하기 편한 부분만 뽑아보았다. 하나씩 풀어보면...

1. 대한민국의 주민등록번호는 13자리로 이루어져 있다. 왜 14자리가 입력되어 있는 것일까? 그걸 왜 사람이 수정해야 하는 것일까? 주민등록번호가 완전하지도 않은데, 입력했다는 것인가? 그걸 수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주민등록등본'을 첨부하고 필요로 해야 하는 것일까?

2. 학교 내에서 주는 상인지, 학교 이외의 기관에서 주는 상인지 [교내상]/[교외상]을 선택하여 입력하는 곳에 어이없게도 비어있는 값이라니... 가능한 일인가? 도대체 뭘 선택했길래 비어있을 수 있는 것인지...

3. '주소',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졸업후에도 찾아보면 제일 먼저 읽어보는 것이 아마 이 부분일 것이다. 그렇게 중요한 항목이 수년동안 텅~ 비어있어도 시스템은 상관하지 않았다. 비어있지 말아야 할 부분이 비어있어도 그냥 넘어간 시스템... 누굴 탓하랴...

4. [교내]에서 수상한 상의 발급 기관(학교명)을 일일이 손으로 입력해야 한다? 그럼 왜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한국초등학교에서 학교장 명의로 수상한 교내상 상장의 발급기관... 키보드로 쳐서 넣어야해? 오타가 발견되면 또 공문 만들어서 담임-부장-교감-교장 결제받아서 정정대장 기록하고 수정하고? ㅈㄹ...

5. '마감'이라는 기능이 존재한다면, 더 이상 내용을 수정할 수 없어야 하는 것이거늘... 생활기록부를 떡주무르듯이 수정할 수 있다는 것도 우습다. 여기서 더욱 우스운 것은... '마감'기능은 단순히 '마감'기능만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를 확실히 점검하고 진짜로 마감이 가능한지 여부는 보지도 않은 채...

막대한 예산과 신기술이 접목된 프로젝트임을 감안할 때, 얼마나 좋은 시스템과 얼마나 훌륭한 인력과 얼마나 효율적인 짜임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데이터베이스 공부에 입문한 '루키'들 조차도 놓치지 않는 부분을 소홀히 하여 생긴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세상천지에,

개발초기부터 사용자가 많아서 일 못하는 시스템이 무슨 일을 제대로 할 것이며,

기본적인 값이 있는지 없는지도 판단못하는 시스템이 나중에 누굴 원망할 것이며,

뭐 하나 입력하는데 마우스 질(!)을 십수번 해야 하는 시스템에서 무슨 효율성을 따질 것이며,

기능에 쓰이는 단어도 어렵고 한눈에 알아보기도 힘든 인터페이스를 가진 시스템이 얼마나 정확한 입력을 바랄 것이며,

수백억의 예산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미완성의 시스템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이런 말도 안되는 풍파에 시달려 피곤한 정신으로 가르치는 교사와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맑은 눈망울로 배우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불쌍하다. 미래가 불쌍하다.

:맥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