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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의 등장과 e-교과서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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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노턴

 

Mobile Devices… (1)

유비쿼터스에 대한 열망과 오랜 노력과 연구 끝에 컴퓨터의 소형화와 경량화가 성공하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 흔하다면 흔한(?) 스마트폰, 태블릿, 모바일디바이스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디바이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잠시나마 그 존재의 필요성을 의심받아왔던 ‘전자책’이라는 솔루션이 상용화 되었고, 종이책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는 것은 물론 빠른 검색과 디지털 구매로 책에 대한 불편함을 해결해 주고 있다.

Digital Library…

인터넷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수 많은 연구자들은 디지털화, 데이터베이스화된 ‘초대형 도서관’ 대한 열망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잘 편집되어 인쇄된 종이 문서를 온전히 디지털화 시키고, 편집의 변형 없이 다른 종류의 하드웨어에서도 열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Postscript, Ghostscript, PDF 등의 포맷이 사용되어 왔다. 이와 더불어 SGML을 표준으로 하는 대형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지만, 느린 클라이언트의 성능과 변변치 않은 네트워크 기술, 천문학적 가격의 대용량 저장장치, PC에 갇혀있는 불편한 인터페이스 등의 기반기술의 문제로 잠시 정체기를 맞이하는 듯 싶었다.

WWW…

이런 어두운 시점에서 SGML의 단순화 버전으로 재탄생한 ‘HTML’이 단숨에 상황을 역전시킨다. 바로, 하이퍼텍스트hypertext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 ‘월드와이드웹WWW;world wide web’이 등장이다. 마우스와 브라우저를 이용한 손쉬운 인터넷 연결에, 텍스트와 텍스트의 연결이라는 어렵지 않으면서 놀랍게 효율적인 개념으로 인해, 복잡한 컴퓨터와 인터넷은 ‘지구에 서식하는 외계인들의 전유물’이라는 상식을 완전히 뒤 엎고 말았다.
아울러 클라이언트 컴퓨터의 엄청난 성능 향상, 초고속 네트워크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저장장치 용량의 폭발적 증가와 맞물려, 전세계로 퍼져나갔고, 전 인류를 인터-네트워크로 연결시켰다.
그러한 과정에서 생산된 엄청난 양의 ‘하이퍼텍스트’들은 선사시대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지식 전달과 보관의 형태였던 ‘책’을 ‘페이지’의 형태로 변화시킨다. 빠른 지식 습득을 위해서 두꺼운 책 보다, 컴퓨터search engine가 찾아 준 돌돌말린scroll 페이지를 탐색하여 원하는 챕터의 패러그래프로 접근하는 것이 훨씬 즐겁고 유리하기 때문이다. 즉, 잘 보관되고 정리된 깊고 유서깊은 대형  ‘도서관’의 필요성 보다, 최신 정보를 빠르게 업데이트 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서점’ 혹은 ‘대자보’를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이제 쌓여의 고전스타일(싸이의 강남스타일 패러디) ‘전자책’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인가…

Mobile Devices… (2)

인류는 태생부터 욕심이 많고 고집이 세며, 표준화를 ‘개성없음’이라 정의하는 희한한 속성을 가지고 있어 (멋없는) 디지털 라이브러리의 표준화 따위는 과감히 던져버리고, 디바이스 제작사와 전자책 출판사마다 다른 포맷이 등장한다. 물론, 저작권의 문제와 저자의 의도가 반영된 문서 디자인 문제들도 있겠지만…
PC기반의 전자책 시장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들고 다닐 수 있는 가벼운 전자책 디바이스가 요구됨에 따라, 컨트롤러와 큰 배터리가 필요한 무거운 TFT/LCD 패널보다는 경량화, 저전력, 종이화(?)된 e-Ink(전자잉크) 패널이 선택되고, 마침내 상용화 되어 ‘전자책’이 보급되기 시작한다.

IMG_2380.jpeg


실제로 e-Ink는 (비록 흑백이지만) 놀랄만큼 가볍고 얇으며, (백라이트 없이) 종이와 매우 유사한 느낌을 가지고 있어 눈이 피로하지도 않고, 배터리 소모량도 매우 적어 자주 충전할 필요도 없는 대단히 의미있는 패널이다. 아니, 그랬었다(?).
단점으로 지적된 ‘컬러’ 표현 문제와 느린 화면표시 속도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동안, 경량화된 LCD패널 기술과 대용량 배터리의 소형화, 저전력 CPU 설계 기술과 함께 ‘무선 인터넷 기술’이 조합된 기존의 e-Ink패널의 전자책과 맞먹는 가벼운 전자책이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애플사의 태블릿 아이패드iPad다.

이쯤에서 그 이전에 출시된 태블릿 디바이스들에 대한 누가 먼저인지, 어느 것의 성능이 더 좋인지 등에 대한 논의가 생길 수 있겠지만, 이 바닥의 많은 사람들이 왜 iPad 이전과 이후의 시기로 나누는지에 대해 찾아본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PC에서 구동되던 PDF,PS,GS 포맷문서와 S/W형태의 전자책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 (솔직히 PC컨텐츠를 과거라면 모를까 요즘 세상에서 ‘전자책’이라고 하기엔 여러모로 거리가 너무 멀다)

이로써 전자책 시장의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된다. (성공은 혁신+타이밍이다…)
개인적으로 e-Ink기반 단말기의 전자책 컨텐츠(bookcube.com)와 iPad 스타일의 iBook 컨텐츠를 모두 사용 중이다. 여러 권의 소설책과 단편을 하나의 가볍고 작은 단말기에 넣어서 다니는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가방의 좁은 공간과 충전기 걱정 없이 가볍게 여러 권의 책을 가지고 다닐 수 있고, 서점에 갈 필요 없는 편리함 등등… 또한 iPad의 iBooks 전자책 컨텐츠는 컬러풀한 잡지와 동영상이 연계된 멀티미디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iBooks로 읽는 나만의 PDF 형태의 문서들과 편리한 사용, 게다가 무선 인터넷에 접속하여 SNS서비스와 앱-형태의 잡지, 뉴스, 동영상 등을 접하다 보면 정보 소비자가 과연 어떤 의미인지 알게 해준다.

전자교과서CD, e-교과서…

그렇다면, ‘전자책’의 단점은 없는가? 혹은 앞의 장점들에 가려 단점은 무시되어도 좋은가? 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기술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모든 분야에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활동과 연관지어 단점을 꼽아보자면,

  1. 전자책은 읽기에  편할 뿐이다.가장 큰 단점이다. 백과사전처럼 앞과 뒤, 다른 테마와 목차를 왕복하는데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게 훨씬 효율적이다. 한 방향으로 내용이 진행되는 교양 서적을 읽기에는 적합하다.
  2. 메모하고 기록하고 다시 보기 힘들다.논문을 PDF리더로 읽어 색을 칠하고 메모하더라도 다음에 볼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시 찾기도 쉽지 않다. 습관의 문제로 보더라도 아이들에게 화면 밖의 보이지 않는 페이지를 머리에 그리도록 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3. 오래 집중할 수 없다.디바이스와 OS에 따라 다르겠으나, 책읽기 이외에 다른 작업이 불가능한 전용 디바이스가 아닌 이상 책만 읽기 위해 디바이스를 켠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책읽는데는 e-Ink 전자책이 태블릿보다 100배 더 효과적이다.
  4. 관리가 필요하다.아무래도 배터리가 사용되고, 때에 따라 PC링크가 필요하고, 충격을 조심해야 한다.
  5. 눈 아프고 무겁다. 책이라는 녀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시선을 집중해야 하다보니 반사광을 이용한 e-Ink 전자책은 아무래도 종이책과 흡사해 피로가 덜하지만, 백라이트를 이용하는 LCD패널은 솔직히 눈 아프다. 오래 들고 있기에도 적합하지 않다.

뜬금없지만 이야기 한 꼭지. 과거 이런 시절이 있었다. 한 과목의 교과서가 여러 권으로 분리되고, 내용이 늘어나 두꺼워지고, 컬러가 들어가고 종이의 질이 좋아지면서, ‘무거워진 가방으로 인해’ 아이들의 척추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학부모와 여러 시민단체가 반대를 한 것이다. 물론 말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교과서의 역사가 1,2년 된게 아닌 이상  말이 된다고 볼 수도 없다.

이런 과거 사건의 해결책이라면, 전자교과서CD나 e-교과서는 (마치) 올바른 선택으로 볼 수 있겠다. 물리적 크기의 문제는 이제 모바일 디바이스의 발달로 확실히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학술정보연구원(KERIS)에서 교육정보화 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전자교과서CD는 아이들의 교과서를 똑같은 모양으로 PC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제공한 CD타이틀이다. 보급 후, 컴퓨터로 활용하는 경우보다 아이들의 가정내 체육활동(날리기)과 미술활동(만들기) 등에 응용되는 경우가 더 많아 질타를 받기도 하였다. 이런 실패를 극복하고자 인터넷에서 내려받는 형태의 e-교과서로 변형하여 배포하기 시작하였고, 각 학교에 몇 %나 내려 받았는지 일제 조사하기도 하였다. 의도야 어찌되었든, KERIS에서 조사하면 바로 순위가 매겨지고, 이익이든 불이익이든 멋대로 통계를 활용하는 권위적 습성을 고려한다면,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진행중인 e-교과서는 위의 전자책의 단점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무조건 실패다.

  1. 앞서 말했듯,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아이들이 낙서를 하든 색을 칠하든 종이교과서로 활동하는 것이, 교과서와 똑같은 페이지를 그냥 옮겨놓고 답만 표시해주는 e-교과서보다 훨씬 합리적이라는 생각.
  2. 아무리 초고속인터넷 사회라지만 한 과목에 600MB에 달하는 이런 대용량으로 제작했다는건 급조된 정책이거나, 불편함을 가중시켜 실패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
  3. 페이지 이동과 목차, 내용 이동 등 모든 사용자 인터페이스 부분이 90년대 마우스 없던 시절에 만들어진 코스웨어에 색을 입힌 수준이라, 불편하기 짝이 없을 뿐더러, 요새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4. 모바일 디바이스에 활용하도록 추진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시작했다면, 적어도 iOS든 Android 기반이든 함께 보급하는게 정상이 아닌가 하는 의문. (디바이스 보급도 문제겠군)

교육, 기술, 철학, 과학, 의학, 심리학 어느 것도 고려되지 않았다고 봐야한다. 1-2-3-4 순차 접근에 유리한 전자책을 교과서에 접목시키려는 생각 자체만 혁신일 뿐이다.

  1. 종이교과서를 펴고 e-교과서를 열어 교과서에서 나타낼 수 없는 자료를 제공하거나
  2. 학생과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한 정보를 다른 친구들과 네트워크를 통해 나눈다거나
  3. 학습한 내용을 스크랩하고 친구들과 나눈 정보를 모아놓고 생각을 정리하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거나
  4. 학생의 학습 수준과 단계를 측정해주고, 부모와 살펴볼 수 잇도록 관리 시스템의 개념을 도입한다거나

이런걸 바라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지금 e-교과서는 한마디로 ‘아니올시다’라고 본다. 기술을 잘못 적용하여 빚어낸 e-교과서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서비스 때문에 아이들이 희생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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