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7일
친절하고 상세하게
교실에서 아이들이 교사의 말을 잘 못알아 듣나요? 혹시, 대명사를 너무 많이 사용하지 않는지 생각해 봅시다.
- “길동아, 저 것 좀 가져다 주겠니?”
- “아니, 저 것… 응… 그 것 말이야…”
- “길동아, 이리 와보렴…”
교실에서 발생하는 흔한 대화입니다.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요?
- “길동아, 교실 뒤에 있는 가위 바구니 가져다 주겠니?”
- “길동아, 잘 들리지 않아서… 선생님 가까이 와보렴…”
- “좋았어, 방금 발표한 내용을 교실 앞에 나와서 한 번 더 말해줄 수 있겠니?”
간혹, 아이들이 제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속상하다’, ‘화가난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시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대화를 나누다보면 습관적으로 ‘이 것, 저 것, 여기, 저기’와 같은 대명사를 너무 많이 사용하시거나, 말을 아끼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각을 아껴서 (머리속으로) 말씀하시지 않나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교실에서 아이들과 소통하는 가장 기초적이고 빈도 높은 수단이 ‘대화, 말’, 그 다음이 ‘행동, 몸짓’이 되겠죠.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친절한, 자상한, 좋은 선생님도 ‘말을 어떻게하느냐’가 결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제대로 알아 들을 수 있도록 말하는 것은 교사의 매우 중요한 습관입니다. 아이들에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기 전에, 내가 먼저 말을 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 년동안 함께 생활하고 2월이 되면, 이미 아이들은 나의 말투를 따라하고, 내가 말하는 방식대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 만큼 보여지는 가르침이 중요합니다.
- “선생님 앞으로 가까이 와주겠니?”
(“이리 와!” 라고 하시는 분은 안계시겠죠?)
하면 아이들이 꾸중이나 칭찬에 따라 가까이 다가서기도 하고, 좀 멀리 다가오기도 합니다. 꾸중을 들을 것 같다고 생각되면, 멀찌감치 다가오게 되죠.
- “더 가까이 와보렴~”
친절하게 말씀하신 것 같지만, 한 번 용기를 낸 아이에게 또 한 번 용기를 내도록 (본의 아니게) ‘강요’하신 셈이 됩니다. 아이까지 모자란 거리만큼 선생님이 다가서면 어떨까요?
50:50
수업시간에 가르치는 것이 50이라면, 내가 평소 행동하고 보여주는 가르침이 50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말투, 행동, 몸가짐, 표정… 아이들은 이런 것들을 더 빨리 알아차리고, 여기에 더 많은 감정을 느낍니다.
아이들이 내 말을 못알아 듣는다기보다, 내가 아이들의 수준에 맞추지 못했다고 생각하시고… 불분명하게 말했다 생각되시면, 부끄러워마시고 바로 같은 말을 한 번 더 반복 해주시거나 분명하게 바꾸어서 말씀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