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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은 다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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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노턴
친구 결혼식을 보고, 서점에 들러 책보고, 인사동에서 밥먹고 늦은 시각 집으로 돌아오는 길입니다.

날씨도 추워 정신없이 걷는데, 누군가 자신없는 작은 목소리로 하나로 마켓을 묻습니다.

낯설은 얼굴의 필리핀 사람이었습니다. 필리핀식 영어발음이 무척 알아듣기 힘듭니다. 저도 잘 모르는 곳이라 잠시 기다리라 하고, 가까운 문구점 주인아저씨께 여쭤보았습니다.

듣고나니, 아하~~ 잘 아는 곳입니다.

"Follow me...~ about 300m..."
"!#@$@^%$#@%"
"I'm a teacher... elementary school teacher..."
"!#$%$@^%#&^%&^"
"27 years old... ^^;"
"&^%*&^%*&%^%$^%#^"

불행히도 필리핀식 영어발음은 알아듣기 무척 어렵습니다. 조금씩 익숙해져서 이런 저런 말을 나눕니다. 석수3동에 살고, 월암동에서 일을 한다고 합니다...

이야기 나누다보니 도착했습니다. 마켓 근처의 노래방에 친구들이 있다고 합니다. 아~ 저기 노래방이 보이네요... 그곳까지 바래다 드렸습니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오늘도 착한일을 했구나~ 아이좋아~ 헤죽헤죽...

"룰루 랄라~"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노래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아차, 이를 어쩐다..."

혹시나해서 다시 그곳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역시... 저 멀리서 어깨를 움츠리며, 다시 내려옵니다.

"Find your friends?"
"No..."
"All right... I found another place..."
"Oh... thank you.. !#@&^%#&^%#^"

이야기는 많이 하는데, 알아듣기 정말 어렵습니다. 초등학생도 영어를 가르치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선생님인데 자꾸 어리다고 합니다. 22~23살로 보인다나요?

노래방이 보입니다. 코너를 돌자 필리핀 사람 두명이 마침 서있습니다. 세 사람이 어울려 너무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물론 그 사람은 제 소개도 잊지 않았구요...

즐거운 시간 보내시라고 인사드리고 돌아섰습니다. 서로 나눈 따뜻한 악수가 아직도 느껴집니다. 따뜻한 손입니다.

추위에 30~40분을 길에서 헤매고 계셨답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외국인 근로자를 대하는 우리의 시선이 따뜻하지만은 않아보입니다. 반성해야할 일인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기 1시간 전에 겪었던 일입니다. 아름다운 밤입니다...
* :맥노턴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2-07-22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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