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입니다.
전철의 기둥에 기대어서서,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쓰여진 책을 읽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입니다. 의자에 앉은 사람들과 몇몇 서있는 사람들...
우연히 차안을 둘러보다가 한 여자가 옆 칸에서 건너와 문 옆에 서는것을 보았습니다. 뭐 대수로운 일이 아닙니다.
곧이어 어떤 술취한 남자가 따라들어와 그 여자의 맞은편에 섭니다. 이것도 뭐 있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리려다가 다시 그곳을 쳐다보았습니다. 그 남자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 여자를 위아래로 계속해서 훑어보기 시작합니다. 이런 경우는 늘상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 여자는 다시 옆의 문으로 옮겨 섭니다. 제가 서있는 바로 옆의 문입니다. 그런데, 그 남자도 따라서 섭니다. 이때부터는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분이 듭니다.
책을 가방에 넣었습니다. 글자들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수가 틀리면 그 여자의 친구인척 가장해볼 생각이었습니다.
그 여자가 제 옆자리에 섰습니다. 그 남자도 따라왔습니다. 때마침 명학역에 도착하는 방송이 흘러나왔습니다.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일어섭니다.
다행히 그 여자의 뒤쪽에 제가 섰고 제 뒤에 그 남자가 섰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많이 섰습니다. 바로 계단앞의 문이라 사람이 많았나 봅니다.
그여자를 발견해서 지금까지 걸린 시간은 약 4분 정도? 사람들에 휩쓸려 따라 내렸습니다. 집은 부곡이지만, 정의를 위해서라면...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그녀는 황급히 사람들 속으로 묻혀 계단을 오르고, 내 뒤에 있던 그 남자도 어느틈에 사람사이에 끼어 계단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의 흐름에 끼어 옴짝 달싹할 수 없었습니다. 마구 사람들을 밀치면서 그 여자와 남자를 시야에 두고 계단을 올라섰습니다. 좁은 개찰구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그만 그 여자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그 남자도 저처럼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헤매다가 제 시야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1분도 채 안된 것 같습니다.
허망히 그 여자와 그 남자를 놓치고나서, 끝까지 개찰구까지 줄서있는 사람들을 밀치고 나왔지만... 이미 모두 인파에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휴~~~ 아쉬운 한숨과 함께 생각했습니다. 정의는 아무나 지키는게 아니구나...라고...
명학역을 내려서면서 대학교 시절의 에피소드가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오늘따라 로보트태권브이가 존경스럽습니다.
* :맥노턴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2-07-22 04:46)
전철의 기둥에 기대어서서,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쓰여진 책을 읽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입니다. 의자에 앉은 사람들과 몇몇 서있는 사람들...
우연히 차안을 둘러보다가 한 여자가 옆 칸에서 건너와 문 옆에 서는것을 보았습니다. 뭐 대수로운 일이 아닙니다.
곧이어 어떤 술취한 남자가 따라들어와 그 여자의 맞은편에 섭니다. 이것도 뭐 있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리려다가 다시 그곳을 쳐다보았습니다. 그 남자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 여자를 위아래로 계속해서 훑어보기 시작합니다. 이런 경우는 늘상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 여자는 다시 옆의 문으로 옮겨 섭니다. 제가 서있는 바로 옆의 문입니다. 그런데, 그 남자도 따라서 섭니다. 이때부터는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분이 듭니다.
책을 가방에 넣었습니다. 글자들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수가 틀리면 그 여자의 친구인척 가장해볼 생각이었습니다.
그 여자가 제 옆자리에 섰습니다. 그 남자도 따라왔습니다. 때마침 명학역에 도착하는 방송이 흘러나왔습니다.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일어섭니다.
다행히 그 여자의 뒤쪽에 제가 섰고 제 뒤에 그 남자가 섰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많이 섰습니다. 바로 계단앞의 문이라 사람이 많았나 봅니다.
그여자를 발견해서 지금까지 걸린 시간은 약 4분 정도? 사람들에 휩쓸려 따라 내렸습니다. 집은 부곡이지만, 정의를 위해서라면...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그녀는 황급히 사람들 속으로 묻혀 계단을 오르고, 내 뒤에 있던 그 남자도 어느틈에 사람사이에 끼어 계단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의 흐름에 끼어 옴짝 달싹할 수 없었습니다. 마구 사람들을 밀치면서 그 여자와 남자를 시야에 두고 계단을 올라섰습니다. 좁은 개찰구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그만 그 여자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그 남자도 저처럼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헤매다가 제 시야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1분도 채 안된 것 같습니다.
허망히 그 여자와 그 남자를 놓치고나서, 끝까지 개찰구까지 줄서있는 사람들을 밀치고 나왔지만... 이미 모두 인파에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휴~~~ 아쉬운 한숨과 함께 생각했습니다. 정의는 아무나 지키는게 아니구나...라고...
명학역을 내려서면서 대학교 시절의 에피소드가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오늘따라 로보트태권브이가 존경스럽습니다.
* :맥노턴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2-07-22 0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