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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스마트펜의 13가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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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노턴

지난 수 년 동안 네오스마트펜을 사용하면서 느낀점과 아쉬움을 몇 가지 떠오르는대로 적어본다. 노트필기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제품 자체에 대한 참신성과 쓸모에 박수를 보내지만,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이 큰, 애증이 교차하는 펜(!)이다.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나 디지털 시대를 관통하는 삶을 살면서, 네오스마트펜은 <디지털 필기의 종착지>로 여기며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다만, 기술은 미래를 향하더라도 본질은 <펜+필기>임를 잊지 말고, 독보적인 디지로그 트랜드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하고 싶지만, 그 어려운걸 내가 할 수 있을리 없으므로… 그냥 경험과 직관을 토대로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0. STANDARD

  1. 네오스마트펜은 펜이다. (결국, 펜이다)
  2. 펜의 본질은 잉크이다. (펜이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잉크가 기록하는 것)
  3. 펜은 인류임을 증명하는 도구다. (세계 최고의 반죽기술, 하지만 반죽을 먹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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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펜 디자인은 펜 만드는 사람들에게...

펜은 필기를 하는 도구이다. 손가락을 이용해 정교하게 쥐고 사용해야만 하고, 필기를 위해서 손쉽게 꺼낼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종류의 네오스마트펜 디자인 중 LAMY 콜라보 에디션 부터 제대로 펜다워졌다 본다. 몽블랑, 파카, 라미, 스테들러 같이 <펜을 만드는 회사>들이 디자인과 소재를 엄청나게 공들여 내놓고, 십 수 년간 디자인을 바꾸지 않는 까닭이 분명히 있다.


초기 N2 모델의 삼각기둥 디자인은 초기형임을 감안하더라도 세 손가락으로 위치를 잡기는 좋지만, 알루미늄 소재가 주는 미끄러움과 손에 편하게 쥘 수 있도록 무게중심의 최적화와 그립부 코팅 또는 패턴 등이 추가되었어야 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나온 네오스마트펜 중에 가장 고급스럽고 기계적으로 뛰어난 느낌이라고 본다.

 

이후 M1 의 원통형 디자인은 플라스틱을 사용해 무게를 줄였지만, 마찬가지로 펜의 길이에 비해 무게 배분이 애매하고, 그립부도 원통형이라 썩 편하지 않다. 펜 특성상 만년필처럼 펜촉을 위를 향하도록 해야 하는지라, 늘 같은 곳을 잡고 써야하는 점을 반영해서 손이 닿는 부분에 N2를 이어받은 시그니처 형태의 삼각 그립을 아주 약간 파놓거나 패턴이 추가 되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만년필이든  볼펜이든 펜을 만드는 회사들이 아주 사소한 부분에도 요철, 굴곡, 패턴, 재질을 다르게 하는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네오스마트펜을 디지털기기로 보면, 전자회로와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넣기 위해 디자인을 다양화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네오스마트펜이 <펜>인 이상 극복해야 할 과제일 뿐이지 변명거리는 될 수 없다. 아무리 기능이 뛰어나더라도 민감한 근육과 신경이 몰려있는 손이라는 신체기관이 불편하게 된다면, 그냥 서랍행이거나 당근마켓행일 수 밖에...

 

 

2.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 만큼 상품성도...

지금껏 디지털 기록을 위해 정전식섬유터치펜, 충전식블루투스터치펜, 디스크터치펜, N트리그, 애플펜슬, 와콤펜, S펜, 네오스마트펜… 어지간한 디지털 펜을 사용해 보았다. 각각을 적어도 1-2년간 지속적으로 제대로 손에 익어서 쓸모있을 때까지 열심히 사용했다. 업무, 회의, 개인기록, 수업, 강의 등등...

 

결과적으로, 티지타이저의 명가로 불리는 와콤wacom의 기술을 사용하여 디스플레이에 직접기록 하는 삼성 갤럭시탭과 S펜의 조합이 가장 좋았다. 다른 한 편, 종이에 직접 기록하고 디지털화 할 수 있는 펜은 네오스마트펜이 유일하면서, 디지털 필기인식만 놓고 봤을때 완벽에 가까웠다. 그래서 네오스마트펜을 가장 오랫동안 사용 중이고, 가장 애정이 깊다.


종종 네오스마트펜을 보면, 과거 국내 MP3 플레이어 제조사들이 오버랩 된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로 앞섰지만, 아쉽게도 애플apple의 아이팟iPod 등장과 함께, 음악의 본질인 #저작권 #음원 #디자인 #생태계 #마켓 등의 키워드를 고민하지 못해 변화의 시기에 도태되고 말았다.

 

네오스마트펜이 나온 이후로 시간은 점점 흘러, 디스플레이에 직접 기록하는 방식의 태블릿+펜 필기가 모바일 앱 생태계와 시너지를 내며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했고, 이미 디지털필기(기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공식화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와 잉크를 대체하지 못하고 있고, 예상컨데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미래기술이라는 것이 미래에 등장할 기술의 의미도 있겠으나, 미래까지 이어질 기술도 의미한다는 점에서 네오스마트펜의 포지션은 매우 명확하다. 하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 여전히 다듬어지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을 볼 때면, MP3 플레이어의 전철을 밟지나 않을까하는 마음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쉬어가는 페이지) 네오스마트펜에서 꼭 개선되기를 바라는 점.

  1. 펜 끝으로 눌러 쓰기 시작할 때, 자동켜짐으로 작동이 시작된 후에 실제로 필기가 메모리에 저장될 때까지의 약간의 딜레이가 있다. 덕분에(?) 처음 몇 획이 날아가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는데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딜레이가 꼭 필요하다면, 완벽히 준비가 될 때까지 잠시 깜빡이기만 하다가, 완료되면 삐빅~소리로 알려주면 안심하고 기다릴 수 있겠다.
  2. 시끄러우면서 하나도 예쁘지 않은 삐릭 작동음. 심지어 오래 사용하면 갈라지는 소리로 들린다. 회의실에서 켜고 꺼질 때, 거슬리지 않도록 카시오 시계의 짧고 높은 소리면 좋겠다.
  3. 이해하기 어려운 펜 바디 컬러도 아쉽다. 필통 속의 연필심 등에 오염되지 않도록 유광을 베이스로 하되,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그립부 정도만 무광처리하고, 베이스 컬러는 펜톤사의 트랜디 컬러로 해마다 바꿔서 내주면 어떨까.

 

 

3. 펜필기는 즐거움이어야 한다.

네오스마트펜은 손으로 필기한다는 기본 원리로 작동하는 제품이다. 아무리 기술에 초점을 맞춘다 해도 결국 모든 이야기가 펜에서 시작해서 펜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펜필기는 생산성이면서도 감성의 영역이다. 디지털 펜이 줄 수 있는 놀랍고 새로운 기능보다 <펜필기 자체>에 더 많은 무게를 두고, 디지털 필기 미래를 곁들여야 하지 않을까?

 

즉, 이 놀라운 기능의 펜으로 <새로운 무엇을 시도 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그냥 사람들로 하여금 <평소처럼 편안하고 즐겁게 필기를 하게 끔>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요즘 같이 하루의 상당부분을 워드프로세서가 주는 높은 업무 생산성에 의존하고 있더라도, 필기가 주는 정서적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을 뿐만 아니라, 이후 인류 멸망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과거로부터 수 세기에 걸쳐 필기구를 만들고 있는 문구회사들이 여전히 쿨하게 존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류사와 필기 문화에 대해 좀 더 면밀히 분석해서 평생에 걸쳐 필기하는 사람들이 네오스마트펜의 진가를 온전히 알아갈 수 있길 바라고, 그들을 만족시킬만한 네오스마트펜이 나와주길 바란다.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볼펜을 가장 많이 사용할 것이다> 같은 레거시한 분석이 생존자 편향의 오류일 지도 모른다는 점도 고려해주면 좋겠다.

 

 

4. 예쁜 하드커버 노트보다 다이어리가 중요 했나?

새해가 시작되면 야심차게 캘린더와 다이어리와 함께, 예쁘고 잘써지는 좋은 펜을 장만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1월, 2월 열심히 써나가다가, 5월에 정신차리고 또 쓰다가 결국 1/3도 채우지 못한 채 버린 경험도 함께 있을 것이다. 직장인들은 직장 내 그룹웨어나 일괄지급하는 다이어리를 사용할 것이고, 개인들은 캘린더서비스나 노트앱, 스타일리쉬한  노트를 사용할 것이어서, 다이어리와 캘린더의 시대는 지나지 않았나 싶다.


최근까지 주변에 정말 캘린더와 다이어리를 열심히 사용하는 두 부류를 보았다. 첫째는, 아티스트형이다. 일제 0.35mm 수성 3색 볼펜과 형광펜, 컴퓨터 폰트 같은 글씨체로 원래 인쇄되어 판매되는 것처럼 사용하는 동료였다. 둘째는, 유능한 워커형이다. 탁상 캘린더에 검정볼펜과 알아볼 수 없는 암호문으로 빼곡히 일정을 정리하는 보스였다. 아티스트형은 펜의 성능에 민감한 3색 이상의 컬러펜이 필수였고, 후자는 암호해독 이니그마 브레인과 153볼펜또는 손에 잡히는 모든 필기구면 충분했다. 물론, 보스는 날짜가 적힌 두꺼운 다이어리도 사용했다. 거래처에서 판촉물로 선물받은 다이어리였고, 날짜와 상관없이 그냥 후루룩 넘겨 빈 페이지의 한 가운데에 아무렇게나 노트했다.

 

물론, 다이어리와 캘린더를 해마다 원하는 고객들도 많을 것이다. 동시에 로히텀이나 몰스킨처럼 마음에 쏙 드는 다양하고 예쁜 컬러와 나의 손에 맞는 적당한 크기업무노트나 일기장을 고르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사견이지만, 네오스마트펜은 다이어리보다 노트에 어울리지 않나 싶다. 지금 나와 있는 때 타는 하늘색과 안예쁜 자주색 핸디노트를 쓰려니, 노트를 꺼낼 때 그냥 별로 많이 즐겁지 않다. 하늘색과 자주색이라니... 아...

 

 

5. 업무에 사용하고 있는데, 보안은? **

노트를 사용하면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동기화된 필기의 데이터 보안성이다. 업무상 비밀에 해당되는 아이디어는 물론, 핵심구조, 부분설계, 흐름도, 통화기록 같은 중요한 정보들도 섞여있을 것이다. 네오스마트펜 홍보자료에 보면 업무에 사용할 수 있다고 사례는 나오지만, 어디에도 암호화 되어 안전하게 기록된다거나, 서버에 동기화 되더라도 데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안전하게 보관된다는 내용은 없다. 개인정보에 대한 안전성도 그렇다.


게다가 필기가 시간단위(순차로) 기록된다는 것은 아주 큰 보안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완성된 손필기에서, 순서정보를 보정하면 더 정확한 정보가 추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승인없이 시스템 관리자가 고객의 동기화 데이터를 열람하거나 활용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암호화하여 권한에 대해 동의가 필요한 부분은 동의를 받아야 하고, 전문기관에서 데이터 안전성을 검증받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6. 신뢰를 갖고 오래도록 쓸 수 있어야 할텐데...

네오스마트펜 이전에는 그냥 노트에 볼펜으로 기록한 것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스캔해서 에버노트에 넣기도 했다. 필기를 위해 좋아하는 만년필도 많이 사용했고, 잉크 채우는 재미로 낙서도 많이 했다. 그 덕분에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건졌다. 이후, 애플펜슬을 병행하였지만, 애플펜슬은 필기감이 떨어져 그림을 주로 그렸고, PDF 파일에 설명을 달고 아이디어를 더하는데 많이 사용했다. 일반 펜들은 말 할 것도 없거니와, 애플펜슬도 오작동 하는 경우가 없었다.


지금은 네오스마트펜으로 노트에 그림을 그리고, 낙서도 많이 한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기계적 문제들이 심장 박동수를 높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태블릿과 랩탑, 충전기 등에 자석이 많이 사용된다. 자석에 펜의 자동켜짐 스위치가 닿으면 꺼지지 않고 계속 켜져 있기도 한다. 배터리 방전으로 낭패를 본 경우가 꽤 많다. 자동켜짐 스위치는 그냥 뚜껑을 열고 닫을 때, 눌려서 작동하는 물리버튼이 어땠을까.

 

똥꼬에 1A 5핀 충전케이블을 꽂아두어야 하는 디자인의 특성상, 툭 던져놓듯 아무데서나 충전하기가 어렵다. 전기차도 마찬가지지만 배터리 상태는 신경써야 할 가장 중요한 점검사항이라고 본다. 앞서 말한 자성에 의한 방전도 자주 확인하기 편하다면, 낭패는 막을 수 있었다고 본다. 그렇다고 짧은 펜에 4-5개의 배터리 잔량 인디케이터를 다는건 지나치지만, 버튼을 길게 눌러 켜고 끄게 되므로 짧게 한 번 눌렀을 때 잔량에 따라 깜빡임의 횟수나 속도를 다르게 한다거나, 초록/노랑/빨강의 점멸로 배터리 상태를 보여주면 어떨까.

 

그리고 간혹 발생하는 알 수 없는 오류로 한 두 페이지의 데이터가 기록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여전히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덕분에 회의에서 나온 스케치를 리얼타임으로 보내준다고 호언장담 했다가 사진찍어 보내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오류는 정말 정말 없어야 하지 않을까?


배터리관련 문제나 데이터 날아감, 켜지지 않는 문제는 실사용의 불편함을 넘어 신뢰의 문제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쓰고 있는 이유는… 그냥 어릴적부터 평소 언제 어디서든 그냥 종이컵에라도 기록하던 습관 + 애정 이라고나 할까? 지금 필통 안에는 다 쓴 D2펜심이 들어있다. 페이지가 날아간 경우에 빈 펜심을 넣고 따라 쓰기로 복구한다. 애정 때문이다.

 

 

7. 엔코드의 골은 생각보다 깊다

엔코드가 인쇄된 종이에 필기를 하다보면, 코드의 골(?)이 의외로 깊게 느껴진다. 펜의 볼과 가속도와 힘으로 그 골을 밀고 건너가거나 멈추거나 방향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손의 힘을 빼고 편안히 쓰자니, 디지털본이 가늘게 입력될 것인지라 적당히 힘주어 써야만 한다. 일반 노트와 별 차이 없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일반 종이에 필기할 때보다 확실히 피로도가 있다.

 

처음엔 이유를 몰라 어떨 때는 힘이 많이 들어가기도 하고, 원하는 곳에서 멈추고 방향을 바꾸거나 곡선에서 방해가 되기도 하여, 그냥 편하게 휘리릭 갈겨 써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펜심을 다 쓰면 매번 다른 브랜드로 바꾸고 바꾸다보니 내 필기 습관과 힘에 맞는 펜심을 찾고 나서야 편히 사용중이다.

 

의외로 펜필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펜심의 특성에 매우 민감하다. 네오스마트펜 사용 패턴에 따른 최적의 펜심 연구가 절실한 이유이다. 필기 습관과 성향, 기록하는 상황이나 내용에 따라 적절한 펜심이 상세히 설명되고 추천되면 좋겠지만, 지금처럼 그냥 광고에 <11종 사용 가능!> 이라고만 홍보하고 있어서, 다정함이나 동질감을 느끼기 어렵다.

 

  1. 기본 패키지에 11종 펜심을 다 넣어주고, 직접 써본 뒤에 자신에 맞는 것을 찾도록 할 것이 아니라면 의미 없다.
  2. 선택의 폭을 넓혀주긴 했는데, 정작 구하기 쉽지 않다는건 나중에 알게 된다.
  3. 심 하나에 싸게는 1,000원이지만, 택배비에 뭐에 고려하면 10개는 사둬야 하고 맘에 안들면 9개는 버려야 하니 1-2만원 사이의 투자비가 든다.
  4. 펜심을 자체수입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거나, 문구류 수입판매 전문쇼핑몰과 제휴를 해서 상세설명란에 네오스마트펜 사용 추천 뱃지라도 달려 있으면 어떨까.
  5. 라미LAMY펜심 이전까지는 펜심의 퀄리티 때문에, 그냥 되파는 사람들이 적어도 절반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8. 펜pen은 팬fan이 많다. 커뮤니티 전략이 중요

네오스마트펜의 고객 커뮤니티는 대형포털의 카페기능을 이용하고 있다. 자사 쇼핑몰도 있고, 웹페이지도 있는데 굳이 포털의 카페에 커뮤니티를 운영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포털을 통해서 고객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추측) 때문일까? 

 

그 흔한 구글 애널리스틱스를 달 수도 없고, 고객 맞춤 서비스나 통계나 데이터 수집이나 공식의견을 전달하기도 불가능하다. 카페에 상주할 인력이 배치된 것도 아니라면, 카페를 닫고 자체 웹사이트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해야 한다.


이제 막 출시한 스타트업 중, 제조업 분야에서 주로 네이버 카페를 이용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판매가 중심이므로 쇼핑몰과 연동하기도 쉽고, 포털의 블로그로 제품 리뷰를 받기도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오스마트펜은 카테고리가 다르지 않나? 자사 공식 웹사이트도 아니고, 포털의 카페서비스를 빌리다니...  노하우를 나누고 싶어도 수 많은 일상적인 카페들 사이에 상업 카페는 발길이 닿질 않는다.

 

기능상 궁금한 것은 본사 고객페이지에서 받아야 할테고, 경험을 나누는 것도 본사 커뮤니티 페이지에서 해야하지 않을까? 하나 더 보태자면, 포털의 공식 카페 내에 중고장터가 있다는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마케팅 전략이다. 어떤 이유가 됐든 자사 제품을 포기하는 경험을 공유하고, 공감하고, 확신하게 될테니 말이다.

 

 

9. 안좋은 경험을 한 번은 극복해야 된다

커뮤니티 전략의 연장선일 수도 있겠다. N2를 사용하다 중단하기를 반복하기도 했었다. 왜? 기본으로 제공되는 제브라 펜심의 내구성이 떨어져서 (엔코드를 밀고 다녀야 하니) 잉크를 다 사용하기 전에 볼이 마모되어서 잉크가 균일하게 나오지 않았고,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추운 날에는 글씨는 물론이고, 도안이나 아이디어 스케치 하기가 참 힘들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공식 카페에 펜심을 테스트하신 분들의 의견을 듣고 하나 둘 바꿔써보며 손에 맞는 심을 찾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펜필기 경험은 펜본체의 문제를 개선하고 해결해서 될일이 아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사용경험에 맞추어 튜닝(?)이나 브랜드를 선택하며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커뮤니티는 사용자간의 유대를 통해 이런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풍부한 정보들을 준비해놓아야 한다. 그리고, 커뮤니티 안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은 펜에 대해 무조건 전문가여야 한다. 펜의 기능만이 아니라, 불편한 점과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사용하면서 고객과 공감할 이야기 거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네오스마트펜은 안좋은 경험을 한 번은 겪을 수 밖에 없다 는 전제를 깔고, 커뮤니티를 통해 추억으로 바꾼다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10. 네오스마트 펜pen과 네오스튜디오 앱app은 하나다

이 부분은 너무 당연해서 강조할 것도 없겠지만,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만하겠다. 네오스마트펜이라는 하드웨어가 존재하는 한 끝까지 같이 가야만 하는 운명이다. 펜 본체를 쥐고 사용하는 동안은 펜에 신경쓸 시간이 없다. 필기에 집중하게 되고, 필기가 끝나 뚜껑을 닫고 나서도 펜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지니고 다닐 때도 그저 펜이 내 옷에 잘 붙어있는지 확인할 뿐이다.


하지만, 데이터를 이전하기 위해 앱을 열면 상황이 달라진다. 앱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들에 모든 신경이 집중된다. 디지털 펜으로서의 본 모습을 보여주는 기회이다. 노트가 제대로 전송됐는지, 태그는 잘 붙었는디, 검색은 잘 되는지, 메일로 필요한 페이지만 정확히 발송되었는지, 몇 페이지만 따로 pdf로 만들 수 있는지, 백업은 제대로 되는지 등등... 여기에 더해 얼마나 편리하고 미려하게 인터페이스가 준비되어 있는지!


만약, 앱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불편하기라고 하면, 펜이 욕을 다 뒤집어 쓴다. 게다가 데이터가 유실되기라도 한다면 펜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그냥 종이에 쓴 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1. 수 많은 노트들이 이름순 정렬은 커녕,
  2. 생성된 날짜 기준으로 정렬도 안되고,
  3. 잠긴 노트와 사용 중인 노트를 알아보기 쉽게 하는 표시도 희미하고,
  4. 사용중인 노트와 잠긴 노트가 분리선도 없이 한 판에 주욱 나열되어 있고,
  5. 잠긴 노트인줄 모르고 추가로 메모했다가 새로 생성된 노트를 머지merge 할 수도 없고,
  6. 노트는 전후 맥락이 중요하기에 검색 페이지 앞뒤로도 볼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검색하면 검색된 페이지만 딱 보여주는 사용성이 고려되지 않은 기계적인 구성에
  7. 디지털기록의 강점이라고 볼 수 있는 여러 페이지를 복사해서 따로 노트를 생성해 스크랩 할 수도 없고. 기타등등...

 

앱의 부족함과 불편함이 네오스마트펜의 한계가 되어버렸다. 앱 때문에 펜이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는 소리다.


애플 디바이스 생태계를 다루는 콘텐츠를 보다 보면, 눈에 보이는 애플스러운 디자인의 미려함, 강박에 가까운 완벽성, 고성능 스펙에 빠져들어, 눈에 보이지 않는 애플의 강력한 소프트웨어 파워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상당한 수준의 소프트웨어가 뒷받침 되어야 하드웨어가 온전히 동작할 수 있다는건 기본 상식이다.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앱스토어 생태계가 지독할 만큼 잘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 디바이스들가 완벽히 작동할 수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소비자는 단순히 애플 아이폰의 정전식 스크린과 측면 버튼만 작동시킬 뿐이다. 생산성은 잘 설계되고 쓸모있게 만들어진 앱에서 나온다. 네오스마트펜도 완벽히 같은 선상에 있다.

 

 

11. 실물기록과 디지털기록이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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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지 않다. 합성이미지로 왼쪽 노트의 형광펜 효과 없이 밑줄로 되어 있어야 한다)

 

하나의 네오스마트펜으로 기록하면 어쩔 수 없이 펜당 하나의 색을 쓸 수 밖에 없다. 앱에서 화려하게 색을 바꾸며 노트해도 결국 종이에는 하나의 색 필기가 남는다. 노트필기와 디지털필기의 기록된 형태가 다를 수 밖에 없다. 다르다는건 실물과 디지털 중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한지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디지털 기록이란 무엇인지 정의해야할 부분이다. 


물론, 네오스마트 펜을 세 자루 구입해서 (형광펜은 어렵겠지만) 각각에 검정 파랑 빨강 펜심을 끼운 다음, 펜설정으로 펜심의 색을 지정하고, 펜을 번갈아가면서 필기하면 실물 필기와 디지털 필기를 유사하게 기록할 수 있겠다. 검정 파랑 빨강 네오스마트펜 세 자루면 대략 50만원 정도 비용이 드는데, 평생 두고 쓸 수 있는 좋은 만년필 한 자루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3:7 정도?

 

  1. 펜 하나로는 실물 필기와 디지털 필기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꾸밈이나 거짓없이 정확한 정보로 전달하거나,
  2. 펜의 가격을 4-5만원대 1/3 수준으로 낮추고, 다수의 펜을 이용해 화려한 실물 필기와 동일한 디지털 필기가 가능하다는 점을 핵심으로 가져가는 대신, 펜과 따라갈 수 밖에 없는 노트와 악세서리 가격을 합리화하거나...


하나 더 추가하자면, 네오스마트펜을 사용하기 전에 양지다이어리의 A5 사이즈 노트에 A4 인쇄물을 반으로 접어, 연관된 페이지 사이에 붙여넣는 노트정리 방법을 사용했었다. 노트가 두툼해지면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고, 중요한 문서가 추가되어 풍부하고 상세한 기록을 할 수 있었다.

 

A5 사이즈 네오노트에 기록하고, 사이사이에 A4 페이지 자료를 반 접어 테이프로 붙일 수도 있도록 구성하면 어떨까. 네오스튜디오 앱에서는 한 권의 노트 사이 사이에 A4 페이지를 촬영한 스캔 페이지를 손쉽게 끼워 넣을 수 있으면 되겠다. 실물 노트와 디지털 노트, 실물기록과 디지털 기록이 동일하도록 말이다.

 

 

12. 노트 자체도 쓸모 있고, 예뻐야 한다

펜은 클립으로 주머니에 끼웠을 때도, 잘 고정되어 딱 붙어있으면서도, 끼운 모양새가 예뻐야 가지고 다닐 맛이 난다. 펜의 클립과 뚜껑을 무시하면 안된다. 그렇게 항상 가지고 다니는 까닭은, 원하는 때에 신나게 노트 위를 달리기 위해서다. 어떤 노트? 예쁘고 멋진 나만의 노트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M1+처럼 기다란 펜의 뚜껑 끝에 클립이 달린 펜을 과연 어디에 넣어 다닐 수 있을까? 셔츠 주머니는 어림도 없고, 수트 주머니에도 안들어간다. 클립을 고정할 수가 없다. 어지간한 가방의 펜홀더에도 바닥이 닿아 클립은 제값을 못하고 공중에 떠있다. 펜홀더를 노트에 부착해 끼우려 해도 펜 머리만 고정되니 몸통은 덜렁거리기 일쑤다. 펜을 짧게 만들었거나, 클립을 더 낮게 만들었어야 했다. M1 들은 나은가? 작고 힘없는 클립은 고정력이 없어서 옷깃에 끼우기도 어렵고, 수트의 안감에 물리지도 않으니, 겨우 가방의 펜홀더에는 고정되니 그나마 다행.


예쁘고 멋진 노트를 꾸준히 사용하기 위해서 펜심을 갈아 끼우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표지 컬러도 중요하고, 재질도 중요하고, 적당한 무게와 펜을 수납할 수 있는 홀더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판매중인 네오노트들은 학습용 공책에 집중되어 있다. 늘 머리맡에 두고 쓰거나, 가방에 항상 넣고 다니고 싶을만한 다양한 컬러의 하드커버 노트가 몇 종류 없다. 유명 브랜드와 콜라보한 노트들은 예뻐보일 뿐이지

  1. 사고싶지 않게끔 설명도 빈약하고,
  2. 그래서 표지 재질이나 두께 등도 가늠하기 어렵고
  3.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고,
  4. 줄과 무지가 반반 양념반 후라이드반 섞여있어서

무엇 하나 만족스러운게 없는지라 선뜻 구입하기 어렵다. 그래서 하나도 안샀다


내 주변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대부분이 하드커버 노트를 언제든 어디서든 항상 들고다닌다. 다이어리는 회사에서나 쓰고, 대부분 가방에는 하드커버 노트를 꺼내 인터뷰도 기록하고 아이디어도 적는다. (시장조사나 통계와는 거리가 먼 주관일 수도 있으나, 서점이나 문구점의 노트 로히텀 같은 브랜드 코너는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다. 예쁜 색과 좋은 종이질의 노트가 있으면 망설임 없이 구매하고 싶고)


여기에 더해 네오노트들은 특별한 기능이 하나 더 필요한데, 바로 잠금 기능이다. 네오스마트펜이 엔코드를 인식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엔코드를 가진 동종의 노트를 동시에 사용하면, 같은 페이지에 필기가 겹치는 문제가 생긴다. 그런 의미로 노트에 자물쇠 스티커 하나씩 넣어주면 좋겠다. 스티커 앞에 딱 붙여 놓고, 앱에서 잠금걸어두면 겹치지도 않고 보기도 좋고! 제발!

 

처음 사용하는 사람은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인데, 앱의 UI에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이 잠금 기능을 부끄럽게 숨겨놓았다. 동종의 노트에서 코드겹침은 기술적 한계나 부끄러운게 아니라 그냥 제품특성이다. 사이트와 안내에도 굉장히 소극적이어서 스스로 취약점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아쉬운 느낌을 받는다.


여튼, 같은 종류의 노트라 하더라도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하고 엔코드를 달리해서 선택의 폭을 늘려줬으면 좋겠다. 기술의 한계를 감성과 좋은 경험으로 덮자는 의미다. 기왕이면 펜톤의 트팬디하고 예쁜 컬러의 커버를 가진 노트가 3-4종류씩 해마다 달리해서 출시되면 좋겠다.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13. 모두에게 아쉬운 만능 펜인가? 누군가의 멋진 펜인가?

네오스마트펜은 디지털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게 장점이다. 기록한 필기는 순서를 차례로 녹화하여 영상자료로 만들 수도 있고, 전용 툴을 이용해서 화상 수업과 회의에 직접 필기하며 설명할 수도 있다. 정말 멋진 기능이다. 전용 키트를 이용하면 컬러도 쉽게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와 다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와콤펜을 지원하는 태블릿(G** Tab with S-Pen)과 앱으로 직접 펜 필기를 녹화하여 자료를 만든다. 랩탑과 연결하여 디지타이저 기능으로 화상수업을 하면서 파워포인트에 직접 필기도 한다. 간단한 녹화 편집은 태블릿에서 바로 진행하고 업로드까지 한다.


네오스마트펜으로 필기에 관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훌륭한 기술이라는 것은 충분히 인정한다. 수업에도 활용할 수는 있지만, 조금 더 본질에 다가서서 오래오래 지속될 수 있는 문화적이고 감성의 영역에 우선 집중하면 어떨까. 무르익지 않은 본체와 앱의 기능안정성과 사용자경험개선, 차별화된특수기능 + 팬덤을 꾸준하고 충분히 이끌어내고 나서 멋지게 2.0으로 멀티펑셔널 한 제품으로 올라서면 어떨까.

 

교사들은 수업과 교육에 당신 기업의 기술과 제품이 활용하면 좋겠다고 조언한다. 학교교육 시장이 커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대부분이 착시이다. 학교와 교사들은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 차라리 학창시절에 접한 좋은 펜과 좋은 소프트웨어적인 경험으로, 어른이 되어, 평생 가져갈 좋은 친구 같은 펜이라는 인류 보편의 개념으로 접근하는게 어떨까. 포켓몬 네오노트 일기장, 피카츄 독서록...

 

수업을 하고, 디지털 강의를 만드는 생산성... 네오스마트펜과 그닥 어울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솔직한 말로, 정말 네오스마트펜이 적합했다면, 컴맹이지만 수 년을 네오스마트펜을 사용한 내가 먼저 수업자료와 콘텐츠를 만들고 원격수업을 했을 거다. 하지만, 난 아이패드의 애플펜슬과 갤럭시탭의 S펜을 이용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말이다.

 

흠.


몇 가지만 적어보려다가 번호를 보고 갑자기 멈춰야겠다는 생각에 급히 마무리 하련다. 소중한 분들의 모임 자리에서 네오스마트펜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지라, 그간 메모해뒀던 생각들을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쭉 나열해 보았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절반 정도는 나온듯 싶다. 네오스튜디오 앱에 대한 바라는 점이나, 첨단(?)기술과 접목시킬 아이디어들도 시간이 되면 풀어볼까 한다. 언제가 될 지 장담하긴 어렵겠지만…


급히 쓴 글이라 무지에서 비롯한 억측과 생떼가 드문드문 보인다. 스무 번은 고쳐야겠으니, 다듬어지기 전에 부디 관계자 분의 눈에 띄지 않기를 바라는 수 밖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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