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의 핵심은 현장 경관까지 이어진 조직 경직의 문제로 본다.
리더의 무능 + 부정한 권력 장악 = 경직된 조직 체계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국을 신설해 경찰의 권력을 자기 손아귀에 두려는 시도에서 시작된다. 2022년 7월, 경찰국 설치 논의를 위한 전국 경찰서회의를 쿠데타로 정의하고, 형사처벌을 운운한다. 울산경찰서장은 대기발령시키기도 한다.
권은희 의원 : 지금 행안부에서 하려고 하는 것이 경찰국을 신설하고 경찰국에 총괄지원과·인사지원과·자치경찰지원과 이 3개과를 운영하겠다는 겁니다. 총괄지원과가 하는 일이라는 것은 경찰법상 경찰위원회가 하게 되어 있는 중요 정책에 대한 심의·의결 이 부분을 행안부의 총괄지원과가 하겠다는 그러한 취지고요. 그리고 인사지원과가 하려는 일은 현재 경찰공무원법상 경찰공무원법에 따른 인사와 관련된 평가 기준, 그리고 승진심사위원회를 통한 승진 심사 이러한 부분들을 인사지원과에서 실질적으로 컨트롤하겠다는 거고요. 자치경찰지원과는 현재 경찰법상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하도록 되어 있는 자치경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자치경찰지원과에서 하겠다는 그러한 취지로써 현행법에 있는 경찰법과 경찰공무원법상 경찰위원회랄지 승진심사위원회가 하게 되어 있는 권한을 형해화시키고 행정안전부의 경찰국을 신설해서 경찰국이 이 부분 실제로 담당하겠다 그런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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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가 경찰 지휘부의 멱살을 쥐고, 발 아래 무릎 꿇리고 싶다면 능력을 보였어야 한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어떤 사고라도 예방할 수 있는 완벽한 매뉴얼을 경찰에 내려보내 조직의 역량을 강화시켰어야 한다. 반면에 아무런 개념도 없고 능력도 없이, 그저 권력으로만 조직을 장악하면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권력욕에 휘말린 정부 시스템이 경직되기 시작한다. 전문성을 발휘하거나 섣불리 움직이면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니, 그저 맡은 일만 소극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투입된 경찰관들은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하려 했을 것이다. 누가 그러라 하지 않더라도, 메마르고 경직된 조직의 실행 단위까지 전파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이태원에서 임무를 수행중이던 모든 경찰관들에게 사명감과 자율성, 융통성이 보장되고 있었다면, 자리를 이탈하더라도 지원을 요청하고 직접 개입해 조기에 예방하고 해결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같은 장소의 사복경관들도 마약단속 임무만 완수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지 못했을 것이고, 현장의 교통경관들도 달려가서 해결하려 했다가 사후 문책을 염려하여 뻣뻣하게 굳어 있었을 것이다.
결국, 잘못된 시스템에 경직되어 버린 경찰들이 현장에서 쌓은 전문성을 토대로 능동적인 판단을 망설이다가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이후 행정안전부 장관의 수순은, 경찰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처벌할 것이다. 조직은 더욱 경직 될 것이고 현장과 밀접한 경찰관들의 전문성과 판단은 극도로 움츠러들 것이다. 무능한 리더가 권력을 휘두르는 한, 불행히도 이런 사고는 다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미 정부 전반에 권력욕에 사로잡힌 무능한 장관들이 자리잡은 마당이니, 교육, 소방, 의료 등 도미노처럼 사건사고가 이어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불의의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다친 분들의 쾌유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