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4일
창의성, 창의지성, 창의… 어디나 ‘창의’라는 말이 많이 사용됩니다.
다각적인 문제해결력을 의미하는 건지, 기발한 아이디어 생산을 말하는 건지, 엉뚱한 천재성을 바라는 건지, 모두를 말하는 건지는 아직도 감을 잡을 수 없지만, 여러 정책들을 종합해 교집합을 찾아보면, 수업 중에서는 문제 해결력 쪽에 무게가 실리는 듯 생각됩니다.
그런데, 창의성을 이야기할 때 많은 경우에서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시간’입니다. 창의적으로 생각하라며 문제를 여기저기 던져놓고, 이제 좀 감을 잡으려는데
“이제 그만하고 여기를 보세요.”
하는 것이 반복되면, 누구라도 더 이상 생각하기 싫어질 겁니다.
창의력이 발휘되려면 제대로 통제된 상황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찾아가는 과정도 필요하고, 찾은 듯한 기분을 느끼며 검증할 시간도 필요하고, 검증했어도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해보고, 친구의 생각과 비교해 발전시키는 과정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데, 그런 과정들을 건너뛰고 답만 내놓으라는 시도 자체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주어진 복잡한 상황을 탈출할 문제해결방법 찾기를 바라는 건지, 지식을 상기하여 빠르게 상황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상황에 도전하는 것을 바라는 건지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고, 명확한 기준에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든 창의적 활동은 ‘충분한 시간’과 ‘명확한 방향’이 필요합니다.
이런 밸런스가 맞지 않게 되면, 너무 충분한 시간과 단답형 방향 설정은 교실 전체의 소란을, 충분한 시간과 복잡한 방향설정은 예상치 못한 엉뚱한 결과물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결과를 만들어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