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4일
교사로서 아이들에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 마다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너무나 힘듭니다.
친밀감이 충분히 형성되어 교사의 언어 습관이 아이들에게 순화되어 있는 상태에서도 언어 습관이 그대로 복사되어 아이들의 대화 습관이 됩니다.
“그랬어? 안그랬어?”
“왜 그래? 어? 어?”
“그랬구나, 그래서 어땠는데?”
“그렇다면, 이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겠네?”
“그럴 리가, 정말 그랬단 말이니?”
“선생님한테 거짓말 하지마, 네가 정말 그랬다고?”
아이들의 언어 모방 능력은 정말 무시무시할 때가 많습니다. 두 돌이 안된 아기도 부모의 억양이나 단어를 따라하면서 배우기 시작하는데 신통하면서도 반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습관적으로 고급 어휘를 구사해야만 하는 팔자(?)입니다. 한자어가 섞인 어렵고 잘 사용하지 않는 말들을 사용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만,
대화에서도 가급적 문장을 완성하고
말끝을 흐리지 말고 명확하게 하고
학습에 필요한 어려운 낱말은 풀이해 주고 (칠판 기록)
긍정적인 단어를 주로 사용하고 (~말고 대신 ~하고)
같은 뜻의 낱말이라도 학년 수준에 맞는 교과서에 나오는 낱말로
동음이의어는 강약과 장단을 따지고 한자를 풀어주는 등
수준 높은 어휘는 아이들의 언어 습관을 바꿔줍니다. 대중매체와 인터넷에 과다 노출된 요새 아이들은 길게 말하는 습관이 되어 있지 않아, 단어와 억양으로 대화하다가 답답하면 욕설을 섞어서 대화해서 모두들 고민이 많은 시절입니다. 이럴 때, 교사의 지속적인 완성된 문장과 고급 어휘 사용을 경험하게 되면 학기가 마무리될 즈음에 자신의 생각을 풍부하게 말할 수 있는 상태로 진화시킬 수 있는 열쇠가 됩니다.